덕운사의 등꽃나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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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, 5월 22, 202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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점점 깊어지는 신록의 계절이다. 덕운사라는 절에 등꽃나무가 한창이라는 소식에 점심을 먹고 산책 겸 구경하러 다녀왔다. 차에서 내리는 순간 등꽃의 향기가 코끝으로  스쳐지나갔다..

주렁 주렁 늘어진 연보랏빛 꽃등이 바람결을 따라 흔들리는 자태가 아름다웠다.

등꽃 나무 밑으로 들어가는 순간 비밀 정원의 문을 열고 들어 선 듯한 기분에 휩싸였다. 햇빛의 살랑거림, 바람이 주는 리듬에 맞춰 이리저리 흔들거리는 잎, 그 리듬에 맞춰서 노래를 부르는 새 소리, 그 아래로 보랏빛 향기를 내 뿜으며 흐드러지게 피어난 등꽃의 신비로움, 보랏빛의 이국적인 세계가 펼쳐지고 있었다.

 

 

등꽃나무 아래에서 ‘등꽃 아래서’라는 시를 빼 놓을 수 없다. 

차마 하늘을 바라볼 수 없는 것일까

수줍게 늘어뜨린 연보라빛 꽃타래

혼자서 등꽃 아래 서면 누군가를 위해 꽃등을 밝히고 싶은 마음

나도 이젠 더 아래로 내려가야 하리

세월과 함께 뚝뚝 떨어지는 추억의 꽃잎을 모아

또 하나의 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야 하리

때가 되면 아낌없이 보라빛으로 무너져 내리는 등꽃의 겸허함을 배워야 하리

이해인 님의 시다. 힘든 이들에게 쉼터가 되어주고 위로가 되어주며 라는 깊은 뜻이 있는 이 시가 마음을 겸허하게 해 주었다.

이 마음을 그대로 담아서 절에 잠깐 들러서 마음을 가드담고 기도를 드렸다.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를…..